[메디소비자뉴스] 수술 없이 폐암을 겨냥한다... 일본 중입자 폐암치료의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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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6.03.16
김은지 기자 admin@medisobizanews.com
수술 없이 폐암을 겨냥한다... 일본 중입자 폐암치료의 현재
"칼 대신 빔(beam)으로"… 폐암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탄소이온 중입자선
사진 : 한국중입자암치료연구소 제공
폐암은 여전히 전 세계 암 사망 원인 1위다. 국내 통계에서도 폐암 환자의 전체 5년 생존율은 42.5%에 머물고 있으며, 원격 전이가 확인된 경우에는 13.9%까지 추락한다. 조기 발견이 어렵고 수술조차 불가능한 환자가 상당수를 차지한다는 것이 폐암 치료의 가장 큰 난관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30년 가까이 임상 데이터를 축적해 온 '중입자선(탄소이온) 치료'가 폐암 치료의 새로운 좌표를 제시하고 있다.
일반 X선(광자선)은 신체에 입사할 때부터 에너지를 방출하기 시작해 종양을 지나친 뒤에도 방사선이 계속 전달된다. 반면 탄소이온 빔은 표적 종양에 도달하는 순간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집중되는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는 물리 현상을 일으킨다. 이 특성 때문에 종양 이전 정상 조직의 피폭은 최소화되고, 종양을 관통한 후에도 방사선이 급격히 소멸해 뒤쪽 장기를 보호한다.
브래그 피크가 예리한 중입자 이온빔은 암조직에 도달하는 순간 선량을 병소에 집중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키지만, 주위 정상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 신체 기능과 형태를 보존하면서 국소적으로 암을 치료하는 데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더해 탄소이온은 X선에 비해 생물학적 효과(RBE, Relative Biological Effectiveness)가 2~3배 높아, 방사선 저항성이 있는 종양에도 강력한 살상력을 발휘한다.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현 QST병원)는 1994년 세계 최초로 탄소이온을 이용한 중입자 치료 임상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30년 넘게 쌓인 임상 결과는 의학계에서 주목할 만한 수준이다.
일본 NIRS의 Phase II 임상 연구에서 9분할(3주) 조사 방식으로 치료받은 1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50명(51개 병소)을 중앙 추적 관찰 기간 59.2개월(약 5년) 동안 분석한 결과, 전체 환자의 국소제어율(Local Control Rate)은 94.7%에 달했으며, 5년 암 특이 생존율(Cause-specific survival)은 75.7%, 전체 생존율(Overall survival)은 50.0%였다.
Grade 3 이상의 폐 독성 반응은 단 한 건도 관찰되지 않았다. 이어진 4분할(1주) 방식의 연구에서는 T1 병기에서 국소제어율 98%, 5년 폐암 특이 생존율 87%라는 수치가 도출됐다. Grade 3 이상의 폐 독성은 역시 보고되지 않았다. 논문 저자들은 이 결과가 외과적 수술에 필적하는 성적이라고 명시했다.
중입자 치료의 가장 혁신적인 측면 중 하나는 '분할 수의 단축'이다. 기존 X선 방사선 치료는 수십 회에 걸쳐 시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NIRS는 단계적 선량 증가 연구를 통해 말초형 1기 NSCLC 환자 218명에게 최소 1회 최대 50 Gy(RBE) 단일 조사 방식을 시험했다.
48~50 Gy(RBE)를 조사받은 20명의 환자에서 5년 국소제어율 95.0%, 전체 생존율 69.2%, 무진행 생존율 60.0%가 확인됐다. Grade 3 이상의 폐·피부 독성 환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단 하루, 단 1회의 조사로 수술에 상당하는 국소 제어 성적을 달성한 것이다.
단일 기관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본은 2016년부터 전국 중입자 치료 시설이 참여하는 전향적 레지스트리 연구(J-CROS-LUNG)를 진행하고 있다. 2023년 《Journal of Thoracic Oncology》에 발표된 이 연구의 핵심 결과에 따르면, 2016~2018년 일본 전국 5개 시설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은 수술 가능 1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136명(추적 관찰 중앙값 56개월)의 5년 전체 생존율은 81.8%, 5년 암 특이 생존율은 91.2%에 달했다.
수술 불가능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J-CROS-LUNG 데이터에서도 3년 전체 생존율 59.3%, 3년 암 특이 생존율 77.1%, 3년 국소제어율 87.3%가 보고됐으며, Grade 4 이상의 중증 부작용은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중등도 방사선 폐렴(Grade 2 이상) 3년 누적 발생률은 3.2%에 불과했다.
기존 X선 방사선 치료는 통상 30~35회에 걸쳐 6~7주간 시행된다. 양성자 치료도 10~20회가 기본이다. 중입자선 치료는 물리·생물학적 특성 덕분에 분할 수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말초형 1기 폐암 기준, 현재 일본에서 표준적으로 적용되는 스케줄은 4회(1주) 조사이며, 적응증에 따라 단 1회 조사도 가능하다. 실제 전국 레지스트리 자료에서 가장 많이 시행된 프로토콜은 4분할(60 Gy RBE), 두 번째로 많은 방식이 1분할(50 Gy RBE)이었다. 치료 기간의 단축은 환자의 신체적 부담과 삶의 질, 의료 비용 면에서 모두 유의미한 이점을 제공한다.
중입자선 치료는 특히 다음과 같은 환자군에서 강점을 보인다. 심폐 기능 저하나 고령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 기존 방사선 치료에 저항성이 있는 종양, 간질성 폐렴을 동반한 환자 등이 대표적이다. 탄소이온 치료는 광자 방사선 치료와 비교해 종양에는 고선량을 전달하면서 위험 장기에 대한 선량은 최소화하는 선량 분포 특성을 지니며, 광자선 저항성 종양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는 고선형에너지전달(high-LET) 방사선이다.
물론 한계도 있다. 중입자 치료는 원격 전이가 없는 국소 병소에 적용 가능하며, 시설 구축 비용이 막대해 전 세계 치료 시설 수가 제한적이다. 또한 병기와 종양 위치, 환자 상태에 따라 적응증이 달라지므로 전문의와의 면밀한 상담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중입자암치료연구소 박용준 소장은 "일본의 중입자 치료는 30년간의 임상 연구와 전국 다기관 레지스트리를 통해 '홍보'를 넘어 '근거중심(Evidence-based)'의 반열에 올라서고 있다. 수술 가능 환자에서 5년 전체 생존율 81.8%, 5년 암 특이 생존율 91.2%, 그리고 1회 조사로도 5년 국소제어율 95%에 달하는 데이터는 폐암 치료의 선택지를 실질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며 "브래그 피크라는 물리학적 원리를 임상에 구현한 중입자선 치료는,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오늘의 현실이다"라고 전했다.
출처 : 메디소비자뉴스(http://www.medisobizanews.com)
일반 X선(광자선)은 신체에 입사할 때부터 에너지를 방출하기 시작해 종양을 지나친 뒤에도 방사선이 계속 전달된다. 반면 탄소이온 빔은 표적 종양에 도달하는 순간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집중되는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는 물리 현상을 일으킨다. 이 특성 때문에 종양 이전 정상 조직의 피폭은 최소화되고, 종양을 관통한 후에도 방사선이 급격히 소멸해 뒤쪽 장기를 보호한다.
브래그 피크가 예리한 중입자 이온빔은 암조직에 도달하는 순간 선량을 병소에 집중시켜 암세포를 사멸시키지만, 주위 정상세포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아 신체 기능과 형태를 보존하면서 국소적으로 암을 치료하는 데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더해 탄소이온은 X선에 비해 생물학적 효과(RBE, Relative Biological Effectiveness)가 2~3배 높아, 방사선 저항성이 있는 종양에도 강력한 살상력을 발휘한다.
일본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NIRS, 현 QST병원)는 1994년 세계 최초로 탄소이온을 이용한 중입자 치료 임상연구를 시작했다. 이후 30년 넘게 쌓인 임상 결과는 의학계에서 주목할 만한 수준이다.
일본 NIRS의 Phase II 임상 연구에서 9분할(3주) 조사 방식으로 치료받은 1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50명(51개 병소)을 중앙 추적 관찰 기간 59.2개월(약 5년) 동안 분석한 결과, 전체 환자의 국소제어율(Local Control Rate)은 94.7%에 달했으며, 5년 암 특이 생존율(Cause-specific survival)은 75.7%, 전체 생존율(Overall survival)은 50.0%였다.
Grade 3 이상의 폐 독성 반응은 단 한 건도 관찰되지 않았다. 이어진 4분할(1주) 방식의 연구에서는 T1 병기에서 국소제어율 98%, 5년 폐암 특이 생존율 87%라는 수치가 도출됐다. Grade 3 이상의 폐 독성은 역시 보고되지 않았다. 논문 저자들은 이 결과가 외과적 수술에 필적하는 성적이라고 명시했다.
중입자 치료의 가장 혁신적인 측면 중 하나는 '분할 수의 단축'이다. 기존 X선 방사선 치료는 수십 회에 걸쳐 시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NIRS는 단계적 선량 증가 연구를 통해 말초형 1기 NSCLC 환자 218명에게 최소 1회 최대 50 Gy(RBE) 단일 조사 방식을 시험했다.
48~50 Gy(RBE)를 조사받은 20명의 환자에서 5년 국소제어율 95.0%, 전체 생존율 69.2%, 무진행 생존율 60.0%가 확인됐다. Grade 3 이상의 폐·피부 독성 환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단 하루, 단 1회의 조사로 수술에 상당하는 국소 제어 성적을 달성한 것이다.
단일 기관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일본은 2016년부터 전국 중입자 치료 시설이 참여하는 전향적 레지스트리 연구(J-CROS-LUNG)를 진행하고 있다. 2023년 《Journal of Thoracic Oncology》에 발표된 이 연구의 핵심 결과에 따르면, 2016~2018년 일본 전국 5개 시설에서 중입자 치료를 받은 수술 가능 1기 비소세포폐암 환자 136명(추적 관찰 중앙값 56개월)의 5년 전체 생존율은 81.8%, 5년 암 특이 생존율은 91.2%에 달했다.
수술 불가능한 환자를 대상으로 한 J-CROS-LUNG 데이터에서도 3년 전체 생존율 59.3%, 3년 암 특이 생존율 77.1%, 3년 국소제어율 87.3%가 보고됐으며, Grade 4 이상의 중증 부작용은 전혀 관찰되지 않았다. 중등도 방사선 폐렴(Grade 2 이상) 3년 누적 발생률은 3.2%에 불과했다.
기존 X선 방사선 치료는 통상 30~35회에 걸쳐 6~7주간 시행된다. 양성자 치료도 10~20회가 기본이다. 중입자선 치료는 물리·생물학적 특성 덕분에 분할 수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말초형 1기 폐암 기준, 현재 일본에서 표준적으로 적용되는 스케줄은 4회(1주) 조사이며, 적응증에 따라 단 1회 조사도 가능하다. 실제 전국 레지스트리 자료에서 가장 많이 시행된 프로토콜은 4분할(60 Gy RBE), 두 번째로 많은 방식이 1분할(50 Gy RBE)이었다. 치료 기간의 단축은 환자의 신체적 부담과 삶의 질, 의료 비용 면에서 모두 유의미한 이점을 제공한다.
중입자선 치료는 특히 다음과 같은 환자군에서 강점을 보인다. 심폐 기능 저하나 고령으로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 기존 방사선 치료에 저항성이 있는 종양, 간질성 폐렴을 동반한 환자 등이 대표적이다. 탄소이온 치료는 광자 방사선 치료와 비교해 종양에는 고선량을 전달하면서 위험 장기에 대한 선량은 최소화하는 선량 분포 특성을 지니며, 광자선 저항성 종양에도 효과적일 것으로 기대되는 고선형에너지전달(high-LET) 방사선이다.
물론 한계도 있다. 중입자 치료는 원격 전이가 없는 국소 병소에 적용 가능하며, 시설 구축 비용이 막대해 전 세계 치료 시설 수가 제한적이다. 또한 병기와 종양 위치, 환자 상태에 따라 적응증이 달라지므로 전문의와의 면밀한 상담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중입자암치료연구소 박용준 소장은 "일본의 중입자 치료는 30년간의 임상 연구와 전국 다기관 레지스트리를 통해 '홍보'를 넘어 '근거중심(Evidence-based)'의 반열에 올라서고 있다. 수술 가능 환자에서 5년 전체 생존율 81.8%, 5년 암 특이 생존율 91.2%, 그리고 1회 조사로도 5년 국소제어율 95%에 달하는 데이터는 폐암 치료의 선택지를 실질적으로 확장시키고 있다"며 "브래그 피크라는 물리학적 원리를 임상에 구현한 중입자선 치료는,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라 오늘의 현실이다"라고 전했다.
출처 : 메디소비자뉴스(http://www.medisobiz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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